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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 합병증 '급성 콩팥병' 확 줄인다

심장수술 합병증 '급성 콩팥병' 확 줄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2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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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알부민' 치료로 발생률 47% 감소
'콩팥 손상' 사전 예방으로 수술 후 환자의 예후 향상 기대

(왼쪽부터 최인철, 이은호, 이재원, 정철현 교수)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심상수술 후 가장 흔한 합병증인 '급성 콩팥병'의 발생을 알부민 치료를 통해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흔히 겪는 합병증인 '급성 콩팥병'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최인철·이은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와 이재원·정철현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공동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성인 환자 중 저알부민혈증을 보인 220명을 선별해, 그 중 102명에게 20% 농도의 알부민(혈액 속 단백질 물질) 용액을 투여한 후 수술을 시행했다.

220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합병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술 전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약 47% 감소했다.

저알부민혈증은 혈액 속 단백질 물질 중 하나인 알부민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콩팥 손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하지만 알부민 저하가 심장수술 후 합병증인 급성 콩팥 손상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지와 저알부민혈증의 교정으로 인한 효과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어, 저알부민혈증을 지닌 수술 환자를 교정군과 비교정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하게 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알부민혈증이 심장수술 후 콩팥 기능을 떨어드리는 독립적 위험 인자로 확인됨과 동시에, 수술 전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미리 투여함으로써 이러한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특히, 수술 전 알부민을 투여해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은 안전하면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 후 합병증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콩팥병을 예방해 심장병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수술은 혈류량·혈압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수술 중 하나로 몸 속 많은 혈관에 큰 부담을 준다. 또 수술 시 쓰이는 약물의 독성 물질은 혈전 생성이나 혈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모세혈관 덩어리로 구성돼 있는 콩팥을 망가뜨리기 쉽다.

따라서 콩팥 기능이 수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급격하게 저하되는 급성 콩팥 손상(acute kidney injury)은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의 1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가장 흔한 수술 후 합병증이다.

환자의 5%는 만성 콩팥 질환을 겪으며, 1∼2%는 콩팥이 완전히 망가져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중증 상태를 보인다.

현재까지 급성 콩팥 손상의 합병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진 고령, 체질량지수, 수술 전 콩팥 기능 상태, 간질환, 당뇨, 말초혈관질환 등에 대한 교정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알부민이다. 알부민은 혈장 속 단백질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물질로, 독성물질의 중화 및 운반, 단백질 저장 등의 역할과 함께 모세혈관 내로 액체를 잡아 놓은 혈장교질 삼투압을 조율한다.

알부민이 정상 수치(3.5∼4.0g/dL) 보다 떨어지면 이 역할이 원활하지 않게 돼, 노폐물이 몸 안에서 제거되지 않고 혈관도 손상되면서 결국 콩팥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심장수술 후 콩팥 손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고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 저알부민혈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연구했다.

수술 전 혈장 알부민 수치가 4.0 g/dL미만인 220명의 대상 중 102명에게 마취 유도 직후 관상동맥우회술이 시작되기 전에 알부민 용액을 투여했다.

20%의 농도의 알부민 용액은 102명의 알부민 수치에 따라 3.5 g/dL이상 4.0 g/dL미만인 경우 100 mL, 3.5 g/dL미만인 경우 200 mL, 3.0 g/dL미만인 경우 300 mL로 투입량을 각각 달리했다.

220명 중 나머지 118명 대조군의 경우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방법과 양으로 생리식염수를 투여했고, 수술 후에는 국제 기준(Acute Kidney Injury Network; AKIN)에 따라 급성 신장 손상의 발병 유무를 추적 관찰했다.

혈장 알부민 수치가 수술 후 48시간내 0.3mg/dL 증가하거나 7일내 1.5배 증가한 경우 급성 콩팥 손상으로 진단했다. 알부민을 투여한 환자군의 발생률은 13.7%, 그렇지 않은 환자군은 25.7%로 나타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경우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47% 가량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인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어떤 방법보다 심장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알부민이 혈관 내 돌아다니는 독성 물질을 붙잡아 완화시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가져오며, 나아가 콩팥의 혈류량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심장 수술 후 발생하는 콩팥 손상의 합병증을 막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이자 미국 마취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마취학(Anesthesiology)> 5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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